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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인도네시아어

무작정 인도네시아어 - Polisi Tidur (과속방지턱)

by teedumdum 2013. 10. 7.

POLISI TIDUR (과속방지턱)

 

대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과속방지턱이 좁은길로 들어가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난다....

크기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과속방지턱이 없어도 과속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되는 도로 환경인데도, 이놈의 과속방지턱은 짜증날 정도로 많은게 인도네시아 도로의 현실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과속방지턱을 "Polisi Tidur(뽈리시 띠두르)"라고 부른다.

 Polisi(경찰) + Tidur(잠자다) = Polisi Tidur(잠자는 경찰) = 과속방지턱

 

잠자는 경찰이라........

경찰에게는 수치스러운 단어일 수 있지만, 경찰들 조차도 과속방지턱을 "Polisi Tidur" 로 부르고 있으니 굳이 인도네시아 경찰을 옹호하기 위해 다른 적당한 단어를 힘들게 찾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츨근시간, 이유없이 오토바이를 세워 돈을 뜯어가는 경찰 때문에 10분 거리의 사무실까지 매일 25분 걸려 출근하곤 했던 직원이 세삼스레 생각난다. 상황이 이 지경이면, 한국인의 경우 조금 일찍 일어나 걸어서 출근할 만도 한데, 인도네시아인들은 절대 걸어서 출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토바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도대체 왜 과속방지턱을 잠자는 경찰로 표현할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몇몇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Walaupun lagi tidur, tetap ganggu orang!, makanya kita sebut polisi tidur"("잠들어 있음에도 사람들을 괴롭히잖아! 그래서 과속방지턱을 잠자는 경찰이라고 부른다구")

 

 

과거 우리나라 경찰도 그러했지만, 참 웃지 못할 인도네시아의 현실이다.

 

내가 아는 현지인 친구는 경찰이라고 하면 치를 떠는데, 그나마 인도네시아 경찰 중 사람을 덜 괴롭히는 경찰 3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예전에 경찰청장을 지냈던 Polisi Hugeng(후긍)이라는 사람(경찰중에 그나마 청렴결백했던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둘째는 Polisi Patung(경찰 동상), 그리고 마지막이 Polisi Tidur(잠자는 경찰 - 과속방지턱)

 

한참을 웃다가 기분이 씁쓸해 지더니 또 웃음이 나온다.